“노사 법치주의 확실히 세워야”...초읽기 돌입
업무 복귀 거부하면 단계별 면허정지·면허취소
野, ‘이상민 파면’ 없으면 장관 탄핵·해임 상정
與·대통령실, 국정조사 말자는 것...무리한 요구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화물연대 무기한 파업 ‘업무개시명령’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여당은 이태원 참사 책임에 대한 야당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 요구에 ‘국정조사 거부’ 카드를 꺼내들었다.

윤 대통령은 28일 오전 대통령실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노사 법치주의를 확실히 세워야한다. 노동문제는 노측의 불법행위든, 사측 불법행위든 법과 원칙을 확실히 정립하는 게 중요하다”며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예고했다.

이날 오전 9시 국토교통부가 육상화물운송분야의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로 격상시킴에 따라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위한 조건은 충족된 상태다. 이 단계에선 국토부 장관이 결정하면 언제든 업무개시명령을 국무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

또 오후에 열린 정부와 화물연대 간 협상도 결렬된 상태다. 양측은 총파업 닷새째인 이날 대화의 자리를 가졌지만, 상호 입장차이만 확인한 채 오는 30일 두 번째 협상을 갖기로 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협상 재개 여부와 관계없이 업무개시명령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원 장관은 “업무개시명령에 대한 요건과 절차, 실무집행 등을 엄격하고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오는 29일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업무개시명령을 심의할 예정이다. 업무개시명령 절차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국토부 장관이 발동한다. 명령이 발동되면 운송기사는 즉각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거부할 경우, 30일 간의 면허정지(1차 처분) 또는 면허취소(2차 처분) 될 수 있다.

진성준(왼쪽) 국회 운영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장과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진성준(왼쪽) 국회 운영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장과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野, 이상민 파면 결단 촉구

더불어민주당은 28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추진해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해 이 장관의 파면을 지속적으로 촉구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오는 30일까지 파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나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28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30일까지 탄핵소추안이나 해임건의안이 발의되면 처리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진 원내수석은 “탄핵소추안이나 해임건의안이 발의되면 그로부터 있는 첫 본회의에 보고되고 보고된 뒤로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하도록 돼있다”며 “지금 현재 예정된 본회의가 내달 1일과 2일”이라고 설명했다.

진 원내수석은 “(이 장관이) 여전히 자리를 보전하고 있는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인들 제대로 되겠냐. 그 책임을 밝히기 위한 자료 제출에 성실히 응하겠냐”며 “그렇기 때문에 이 장관 파면과 국정조사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또 “재난안전관리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했는지는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자료 제출받거나 또는 진술 받는 과정에서 충분히 드러낼 수 있다”며 “이 장관이 파면돼도 증인으로 채택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일반 증인으로 채택해 행정안전부 장관의 책임도 추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진 원내수석은 이 장관 해임건의나 탄핵소추로 인해 국민의힘이 국정조사를 거부할 경우에 대해 “국정조사를 거부하는 정당의 소속 의원들은 제외하고 국정조사를 추진하도록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규정돼 있다”며 국민의힘이 거부하더라도 국정조사는 진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파면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연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럴 사안은 아니다”라며 “정부 예산은 우리 국민의 삶을 위한 것이다. 정치적 사유로 예산안이 연계 처리된다든가 지연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與, “국정조사 특별위원 사퇴 고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장관 사퇴 요구에 대해 ‘정략적 국정조사’라며 국정조사 특별위원 사퇴도 고려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국민의힘 위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를 윤석열 정부 퇴진의 불쏘시개로 삼으려는 정략적 기도를 중단하라”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특위 위원들은 “국정조사 첫발을 떼기도 전에 민주당은 상임위에서 예산안을 단독 강행 처리하고 시한까지 명시하면서 행안부 장관 파면을 요구하고 있다”며 “원내대표 간 합의, 협치 정신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국정조사를 하는 이유는 진상을 명백히 밝혀 책임질 사람에게 책임을 지우는 일”이라며 “미리 이 장관을 파면하는 건 국정조사 결론이 나기도 전에 그런 요구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주 예산안 처리 이후 국정조사를 하기로 합의했다”며 “예산 처리 의견 차이도 크고 준비가 안 됐는데 또 다른 정쟁 거리를 만들고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자제와 관용으로 유지된다고 한다”며 “예산안 처리 이후 국정조사를 하고 국정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운다는 합의 정신을 존중하기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대통령실 역시 이 장관 파면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여야가 국정조사에 합의한 이유는 문제가 있는 지점을 파헤쳐보자는 것 아닌가”라며 “(조사를 하기도) 전에 주무장관을 해임하자는 건 국정조사를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국정조사 ‘보이콧’ 등에 대해서는 “여야가 합의한 국정조사에 대해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명백한 진상을 확인한 이후 책임소재를 밝히고 각각의 책임 범위에 맞춰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 한남동 관저로 국민의힘 지도부를 초청해 3시간 20분가량 만찬을 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지난 한 해 동안 대통령실과 여당이 함께 파고를 넘은 만큼 이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격려하는 한편, 앞으로는 2인3각으로 함께 가자는 뜻을 전하기 위한 자리인 걸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친윤계 4인방인 장제원·권성동·윤한홍·이철규 의원 부부를 관저에 따로 불러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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