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미국‧유럽 등 6G기술 선점 위한 경쟁 돌입
자율주행, 원격의료 등 6G 기술 아래 시현 가능
한국 정부 2025년까지 2200억원 예산 투입 결정
삼성‧LG전자, 6G 통신 시연‧의장사 선정 등 성과
“5G 불신 해소가 우선, 실효성 있는 실태조사 필요” 

ⓒ뉴시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3일 6G 전략회의를 열고 ‘6G 연구개발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글로벌 IT 기업들은 벌써 6세대 이동통신(6G) 기술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보통신업계에서는 6G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과 국가가 새로운 세대의 산업을 주도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실상 5G 세대에서 예고했던 4차산업혁명 시대의 주요 기술들은 6G를 기반으로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5G의 토대에서 이동통신 혁명이 이뤄질 것으로 대대적인 홍보가 이뤄졌던 만큼,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율주행, 원격의료를 비롯한 대부분의 미래기술들은 물론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급진적 변화까지 결국 6G를 기반으로 해야 하는 것이라면 5G는 그 중간단계에서 상업적으로 이용된 것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계가 주목하는 6세대 이동통신

세계는 현재 6G에 주목하고 있다. 생각보다 일찍 6G 전쟁의 서막이 오른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업계에서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의 상용화 속도가 빨라졌고 경쟁사들도 크게 증가했다는 점에 위기 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이동통신 기술은 1980년대 1G로 시작해 1990년대 2G, 2000년대 3G, 2010년대 4G 등 10년 주기로 상용화가 이뤄졌지만 5G의 경우 2019년 4월 한국에서 상용화가 되며 상당부분 단축이 이뤄졌다. 

또 글로벌 소비자들의 신기술 적응 및 확산 속도도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진 상황이다. 결국 먼저 기술을 개발해 시장을 선점하는 기업과 국가가 사실상 이동통신 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익을 점유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 구조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5G에 이어 6G 기술에 있어서도 글로벌 패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중국은 정부의 강력한 주도 아래 화웨이가 6G 상용화에 앞장섰다. 중국 과학기술부는 이미 대학 및 연구소들과 함께 기술 개발에 착수하기도 했다. 5G 상용화가 이뤄진지 불과 수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2019년 11월, 중국은 37개 산학연구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IMT-2030 추진단을 만들고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6G 개발에 돌입했다. 

미국은 통신 기술에 있어서는 중국에 뒤처지는 모습이다. 실제 5G 관련 표준특허는 중국기업 화웨이와 ZTE가 2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다음 세대 이동통신 기술에 있어서는 중국에게 선두 자리를 내 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국방예산법에 중국 5G 및 6G를 이용하는 국가에 대한 미국의 주둔을 원점에서 검토한다고 명기하며 강력한 견제 의사를 공공연히 보였다. 

미국통신산업협회(ATIS) 역시 10년간 6G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향후 선제적으로 인프라 조성에 나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해 10월 발족한 ‘넥스트 G 얼라이언스’는 이 같은 6G 기술 개발의 선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넥스트 G 얼라이언스에는 AT&T, 벨 캐나다, 시에나,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노키아, 퀄컴, 삼성, LG, Wireless 등 다국적 통신 및 IT 기업들이 함께하고 있다.

유럽은 노키아의 나라 핀란드가 주축이 돼 6G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상대적으로 5G 도입에 뒤쳐졌던 일본은 지난해 초 정부 주관 6G 전략 간담회를 열고 2021년 본격적인 예산편성을 예고한 상황이다. 일본은 6G 개발에 총 45억 달러(한화 약 5조1682억원)를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핀란드와의 기술 개발 협정에도 힘쓰고 있다. 

6G THz 대역 시연에 성공한 삼성전자 ⓒ삼성전자
6G THz 대역 시연에 성공한 삼성전자 ⓒ삼성전자

6G 개발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6G는 말 그대로 5G 다음 세대(Generation)를 잇는 이동통신 기술을 일컫는다. 테라헤르츠(THz) 대역에서의 통신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술이 확보되면 이론적으로는 5G보다 50배 가량 빠른 1초당 1테라바이트(TB) 속도의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6G의 상용화 시점은 통상 2030년으로 거론되지만 이르면 2027년이나 2028년에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G의 활용범위 또한 5G보다 훨씬 다양하다. 6G의 데이터 송수신 지연시간은 1/10000초로 예상되는데 이는 5G의 목표치인 1/1000초와 비교해 10배가량 빠른 수준이다. 지연시간이 줄어들면 보다 정교한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자율주행 자동차나 원격 의료 로봇 등의 기술은 5G의 전송량과 지연시간으로는 완벽한 구현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6G는 5G 시대에 눈길을 끌었던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을 뛰어넘어 광범위하고 다양한 초실감형 기술을 의미하는 확장현실(XR)에 활용될 수 있으며, 수중통신이나 10km 상공까지 통신망을 넓힐 수 있어 3차원 통신망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중국의 경우 지난해 11월 6G 통신 가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THz칩을 탑재한 인공위성 ‘톈옌-5호’를 쏘아 올리기도 했다. 

6G는 이처럼 다양한 정보 통신 영역의 기반이 되는 기술인만큼, 5G의 첫 상용화에 성공한 한국 역시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확보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3일 민관합동 전략회의를 열고 ‘6G 연구개발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6G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2025년까지 22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저궤도 통신위성, 초정밀 네트워크 기술 등 민간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어려운 부문에 예산 지원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연구·산업 기반조성 ▲핵심 원천 기술 확보 ▲국제표준·특허 선점 등의 추진 방향을 구분하고 세부 계획을 수립했다. 이밖에도 정부는 미국은 물론, 중국·핀란드와도 6G 공동연구 및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민간영역에서는 이미 6G 기술 개발을 위한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먼저 LG전자는 지난 6월 초 다국적 IT 기업들이 모인 넥스트 G 얼라이언스의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s)분과 의장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넥스트 G 얼라이언스는 총 6개의 분과로 구성돼 있으며, 분과별로 퀄컴, 노키아, HPE, VMware, MITRE 등이 의장사를 맡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분과는 6G의 활용 사례를 발굴하고, 관련한 기술 요구사항을 제정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LG전자는 이번 의장사 선정으로 향후 6G 관련된 선행 기술 논의 및 서비스 방향성 제시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밖에도 지난 2019년 ‘LG-KAIST 6G 연구센터’를 설립했으며 올해 초에는 무선통신 테스트 계측 장비 제조사 키사이트와 협업을 강화하는 등 6G 핵심 원천기술의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삼성전자는 6G THz 대역 통신 시스템 시연에 성공하는 등 이미 차세대 이동통신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삼성리서치와 삼성리서치 아메리카(SRA),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 주립대(이하 UCSB) 연구진은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국제통신회의(ICC 2021) THz 통신 워크샵에서 THz 대역인 140GHz를 활용해 송신기와 수신기가 15m 떨어진 거리에서 6.2Gbps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시연했다.

기존 THz 대역의 시연은 모뎀 역할을 하는 계측 장비와 안테나만을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이었지만 삼성전자와 UCSB 연구진은 안테나, 베이스밴드 모뎀까지 통합해 실시간 전송 시연에 성공했다. 성공적인 THz 대역 통신을 위해서는 높은 경로 손실과 낮은 전력 효율 등 기술적 난제를 극복해야 하는 만큼, 삼성전자의 이번 시연은 6G 상용화를 위한 의미있는 진전으로 평가 받고 있다. 

ⓒ법률서비스 플랫폼 화난사람들 홈페이지 캡쳐
ⓒ법률서비스 플랫폼 화난사람들 홈페이지 캡쳐

6G에 앞서 5G 신뢰 회복 선행돼야

다만 6G 세상을 향한 각국 정부와 정보통신 업계의 청사진 속에서도 정작 기술의 실수요자인 소비자들에게는 뜬구름 잡는 얘기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미 정부와 기업들은 5G 시대와 함께 앞서 언급했던 미래기술들이 실현될 것으로 홍보했지만 현재로서는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5G는 적어도 민간 상용화 영역에 있어서는 기존 4세대 이동통신인 LTE와의 차별화에 실패했으며 기술적으로도 아직 성숙 단계에 접어들지 못했다. 현재 구축된 5G 통신망은 LTE와 함께 작동하는 비단독모드이며 대대적인 5G 홍보과정에서 강조됐던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을 위한 최대 전송속도를 구현하려면 현재 설치된 3.5GHz 대역 대신 28GHz를 위한 기지국이 새롭게 설치돼야 한다.

이통 3사는 이미 지난 2018년 28GHz 대역에서 800MHz 폭을 각각 할당 받았음에도 주파수 할당 기간인 5년의 절반이 지나도록 관련 네트워크 및 서비스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됐을 당시 업계에서는 5G 전송속도를 최대로 끌어올리는 기술은 산업 부문에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는 사실상 개별 소비자들을 위한 28GHz 서비스 제공은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혀 소비자들의 우려를 낳았다. 

소비자들은 5G 서비스에 대해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홍보 과정에서는 거대한 변화가 이뤄질 것처럼 과장해서 광고하고, 실제로는 이 같은 기술 구현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놓지 않은 데에 배신감까지 느낀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소비자들은 통신사를 대상으로 부당이득 반환 청구소송까지 제기하며 반발에 나섰다. 

결국 5G는 구체적인 변화를 제시하지 못한 채 기업의 이익을 위해 악용된 기술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6G 상용화에 앞서 5G 기술에 대한 신뢰를 먼저 돌려놓지 못하는 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 김주호 사회경제1팀장은 “정부와 이통사들은 5G를 두고 LTE 대비 20배 빠르다고 홍보했다. 이를 구축하려면 28GHz 기지국이 필요한데 현재 100여개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그러다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과장광고가 아니냐는 분노가 상당하고 그나마 설치된 5G 영역도 여전히 불통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대한 해결책부터 내놓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6G는 그 다음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5G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상황에서 6G 개발에 막대한 투자비가 투입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물론 불신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라며 “일단 정부가 5G에 대한 실효성 있는 실태조사를 내놓고 개선 방안을 논의해야 하는데 관련조사가 상당히 이통사 편향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대한 대응 부터 바로 시작해야 하고 이 같은 과정은 6G 상용화에 앞서서도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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